『작별하지 않는다』 줄거리 및 감상|한강의 슬픔과 기억의 기록

쑝쑝무지개 2025. 5. 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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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죽지 않았다. 나는 그를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한다.”

2021년 출간된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한국 현대사 속 비극, 특히 제주 4·3 사건과 그 여운을 중심으로 기억과 상실, 슬픔과 사랑의 깊이를 고요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 줄거리 요약

이야기의 중심은 ‘경하’와 ‘인선’, 두 여성의 관계입니다.
인선은 제주에서 태어난 인물로, 아버지가 제주 4·3 사건 당시 실종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유해도 찾지 못한 채 세월을 견뎌온 인선은
지금도 마음 깊은 곳에 ‘떠난 사람과 작별하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인선이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그 소식을 들은 ‘나’(경하)는 서울에서 제주로 내려가 그녀의 곁을 지킵니다.


경하와 인선은 30년을 넘는 우정을 나눈 사이로,
그녀의 가족 같은 존재이자 그녀의 상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경하는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인선을 대신해
그녀의 삶과 과거, 특히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정을 기록하며
이야기는 현실과 과거, 꿈과 기억, 역사와 개인을 오가며 전개됩니다.

 

4·3 당시의 학살, 마을의 폐허, 실종된 사람들, 그리고
살아남은 자의 고통과 침묵이 소설 전반을 감싸고 있으며,
‘잊지 않는 것’이야말로 작별을 거부하는 한 방식임을 보여줍니다.

 

✍️ 감상과 마무리

『작별하지 않는다』는 한강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정제된 문장,
시처럼 아름답고도 처연한 문체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제주 4·3 사건은 한국 근현대사 속 가장 어두운 상처 중 하나지만,
그에 대한 기억과 고통은 오랜 시간 침묵 속에 감춰져 왔습니다.


한강은 이 소설을 통해 단지 고통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살아 있는 사람들의 ‘존엄한 기억’을 담아냅니다.

 

또한 작별을 하지 않는다는 제목은,
단순한 이별의 거부가 아니라
그 사람과의 연결, 사랑, 기억을 끊지 않겠다는 다짐처럼 느껴집니다.

 

책을 읽는 내내 무거운 현실과 마주하지만,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연대, 사랑, 그리고 글쓰기의 의미
곱씹게 만드는 아름다운 작품이기도 합니다.